Miyota 9075 무브먼트로 구동되는 Venturer GMT 시계이다. 미국의 독립 시계 브랜드인 트라스카의 제품으로, 38.5mm 직경의 케이스에 150미터 방수 성능과 TRASKA의 시그니처 긁힘 방지 스테인리스 스틸 및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장착된 여행자용 시계이다. 같은 무브먼트가 적용되었지만 케이스 직경이 43mm로 나온 Bulova의 Wilton GMT와 비교할 만하다.
트라스카의 이야기는, 벗어두는 것을 잊고 여행지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고가의 빈티지 시계를 망가뜨린 설립자 존 맥JON MACK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빈티지 스포츠 시계의 시대를 초월한 미학과 기능을 갖추면서도 모든 상황에서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기로 한 것.
최초의 모델인 ‘Freediver’는,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 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2018년 4월 17일 성공적으로 출시되었다. 1년 반 후, 두 번째 모델인 ‘Summiteer’ 역시 킥 스타터를 통해 12시간 만에 $100,000 이상을 모금하면서 성공적으로 출시되었다. ‘Venturer’는 다섯 개의 제품 라인업 중 가장 최근의 모델이다.
참고로, 10시 방향에 위치한 제2의 크라운은 GMT 이너 베젤을 회전시키기 위한 장치이다. GMT 무브먼트 시계의 경우 24시간 마다 한 바퀴를 도는 시침이 따로 있기 때문에, 타이머로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24시간계 베젤을 회전식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두 시간대 모두 24시간계(혹은 12시간계)로 표시되는 시계라면 세(두) 개의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일 수 있지만, 이 시계는 12시간계와 24시간계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이 시계는 24시간계 이너 베젤을 회전식으로 만들고 제2의 크라운을 통해 외부에서 조작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는 아마도 이 시계가 두 시간대(둘 다 12시간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1세대 ‘The Venturer’의 후속 작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The Venturer’는 별도의 시침 없이 하나의 시침으로 두 시간대를 읽는 12시간계 듀얼 타임 시계였기 때문에 회전 베젤에 제2의 크라운까지 별도로 있어야 했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후속 작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기존의 ‘The Venturer’의 케이스와 다른 부품들을 그대로 쓰기 위해 작동방식까지 같게 만든 듯. 무브먼트, GMT 시침, 그리고 프린트만 바꾸고 추가한 셈이다. 규모가 작은 독립 브랜드 입장에서는 케이스를 비롯한 부품들의 금형 제작이나 작동방식 변경에 소요되는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단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