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나 사람이나 너무 가깝게 붙어 있으면, 서로 부딪혀서 깨지거나 통기가 안 되어 곪기 십상이다. 가족이라고 해도 성향에 따라서는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일상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성향을 가진 가족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낸 경사지 주택이다.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두 딸을 둔 부부 가족의 ‘따로따로’ 집이자 ‘엮인’ 집이다. 등고선과 직교하는 경로를 따라 놓인 통로를 중심으로, 가족의 일상 패턴에 따라 서로 관련이 있는 공간끼리 블록화가 이루어졌다. 경사를 따라 레벨을 달리한 3층 같은 단층 주택으로, 각 블록 사이에 정원이 조성되었다. 맨 위에, 거실, 식당, 공용 욕실 블록이 있다. 이 블록에 딸린 정원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거실과 같은..